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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5 태풍에 관한 기억(2007년) (3)
2008. 2. 25. 15:00

태풍에 관한 기억(2007년) 과거 글들/잡담2008. 2. 25. 15:00

태풍 우사기가 별 피해없이 지나갈 듯 합니다. 올해는 태풍 5개가 발생했는데, 그 중에서 2개가 우리나라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만 다행히도 아직까지 아무런 피해는 없었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태풍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태풍에서 왠지 모를 카리스마를 느낀 건지, 아니면 내 마음 속 앙금을 터뜨려줄 대변인(?)으로 생각했는지 모르겠으나 지금까지도 항상 기상청에 들어가면 태풍소식을 먼저 봅니다. 그래서 태풍에 대해 몇 가지 기억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제가 '태풍'이라는 단어를 최초로 기억하는 것은 1987년입니다. 7살 땐데, 태풍 '엘리(?)'가 우리나라를 강타했고, 마침 장마폭우와 겹쳐서 100여명이 사망했다는 뉴스입니다. 지금 기억으로는 부엌에서 뉴스를 들은 것 같은데, 왠지 모르게 '100'이라는 숫자가 머릿 속에서 오버랩되면서 기억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태풍에 대한 구체적인 기억이 아니라 그저 '100, 태풍'이라는 단어에 대한 기억에 불과했습니다. 그때 저는 무엇을 했는지, 비가 와서 뭐가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기억 못합니다.

제가 태풍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기억하고, 관심 가지던 것은 1991년입니다. 제가 11살 때입니다.(아, 저는 역사를 전공했고, 어릴 적부터 역사를 좋아했기 때문에 연대나 숫자, 지명에 대한 기억이 조금 나은 편입니다.)

저의 고향은 경주 바닷가입니다. 1990년 시군통합이 되면서 경주시로 통합되었습니다. 아무튼 1991년 여름, 글래디스라는 태풍이 전라도 남해안에 상륙합니다. 보통 태풍은 상륙하면 빠르게 북동진하면서 소멸되는데, 이 태풍은 어떤 기류에 막혀서 오도가도 못하고 계속 그 부근에 맴돌다가 이역만리(?) 한반도에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태풍이 오도가도 못하는 사이, 태풍에 있는 모든 수증기와 구름들은 그대로 남부지방에 쏟아졌습니다. 그러니까 태풍이 가진 모든 정력(!)을 남부지방에 그대로 쏟아버렸다는 것이지요. 보통 태풍으로 비가 오는 시간은 제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직격을 한다고 해도 12시간에서 오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글래디스는 오도가도 못한 상태였으므로(제 기억으로는 남원 인근에서) 그 자리에서 이틀 동안 계속 비를 뿌려대었습니다. 글래디스 비구름의 중심은 상륙지인 전라도 인근이 아니라 동쪽인 부산과 울산, 마산, 포항 인근이었습니다. 이 지역에는 이틀 동안 끝없이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이때 부산에는 하루 400밀리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 고향에도 끝없이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마을 사람 몇 사람은 지대가 높은 저희 집으로 피난까지 올 정도였습니다. 폭우로 인한 피해는 상당했습니다. 특히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제 고향에 있는 하천이었습니다. 글래디스 이전에는 하천 폭이 대략 50미터 조금 더 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글래디스 이후에는 거의 100미터가 다 되어 가는 것 같았습니다. 엄청난 폭우로 하천의 양쪽이 다 깎인 것이죠. 그리고 또 기억하는 것으로는 제 친척이 살던 울산 홍일아파트(병영)의 뒷 담이 폭우로 붕괴된 정도입니다.

태풍 글래디스 스펙입니다. 1991년(순전히 제 기억)

최대 중심기압: 965헥토파스칼

최대 중심풍속: 약 30미터 전후

궤도: 전라도 남해안일대에 상륙해서 조금 북상하다가 오도가도 못하고 소멸.

우리나라에 상륙할 당시 중심기압: 980~985헥토파스칼 내외

아무튼 이 때, 저는 태풍이라는 것을 본격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태풍의 위력을 본 저는 도서관에서 태풍과 관련된 책들을 뒤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우리 나라 역사상 최대의 태풍을 책에서 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건국 이후 최대, 최강의 태풍을 보게 됩니다. 바로 '사라'호였습니다. 왜 있지 않습니까? 광복 50주년, 60주년 하면서 매년 마다 있었던 일들을 정리할 때, 1959년에 이 태풍은 항상 그 해 주요 사건으로 들어갔습니다. 당시 인공위성이 없었기에 그 사진조차 없지만 그 놈(?)이 남긴 상처는 엄청났습니다. 일단 스펙을 봅시다.

태풍 사라호. 1959년 9월.

최대 중심기압: 905헥토파스칼!!(당시는 밀리바)

최대 중심풍속: 기억이 안 납니다.ㅡ.ㅡ; 대략 60미터!!! 정도로 짐작합니다.

이 태풍이 상해 부근을 지날 때, 전성기의 힘을 지녔는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온 태풍 중에서 가장 강했던 태풍입니다. 그럼 이 태풍이 전성기의 힘 그대로 왔느냐?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에 올 때는 전성기의 기력을 많이 잃은 상태에서 왔습니다. 아마 전성기의 힘 그대로 왔다면 우리나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를 입었을 것이고, 안 그래도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던 대한민국은 그대로 '나라를 접어야!!'하는 상태에 몰릴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올 때, 스펙입니다. 순전히 저의 기억입니다. 지금은 이런 자료가 없는데, 예전에 본 자료 기억입니다.(사진이 없는 이유는 당시 인공위성이 없었기에....아, 스푸트니크 하나 떠돌고 있었겠네요. ㅡ.ㅡ;)

중심기압: 제주도 인근일 때, 935헥토파스칼. 부산 앞바다일 때, 950헥토파스칼(많이 약해졌죠?)

중심풍속: 50미터 전후

아무튼 이 태풍으로 인해서 846명의 사망, 실종자가 났습니다.(하지만 제가 90년대 찾은 자료에는 927명의 사망, 실종자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당시 초가집, 기와집이 대부분이었던 영남은 말 그대로 초토화 되었습니다. 아직도 저희 시골 어르신들이 기억할 정도로 사라호는 '역사에 남을'태풍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만으로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50년대 후반과 60년대에는 태풍의 최전성기로서 900헥토파스칼 미만! 의 어마어마한 태풍이 수시로 나타났습니다. 제가 찾은 일본 기상청 자료(일본이 이런 건 잘해요. 꼼꼼하게 정리하고 챙기는 것. 지금은 하드에서 날라갔습니다. ㅜ.ㅜ;)에는 870헥토파스칼의 태풍이 있었습니다.(어떤 분의 제보에 따르면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90미터에 달했답니다. 960헥토파스칼, 초속 40미터만 되어도 중대형 태풍이라 하는데) 역사상 최강의 태풍인데, 거의 한달 가까이 생존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기록에서 중심 최대 풍속은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위력이었는지 상상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이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격을 했다면 과연 제가 태어날 수나 있었을까요?

70년대에도 태풍이 가끔씩 왔습니다. 특이한 것은 정상적인 포물선을 그린 태풍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당시 기류의 영향이 적었는지 몰라도 우리가 아는 전형적인 태풍의 '포물선'궤도보다는 갈지자(之) 행보를 보이는(참, 갈지자 하니까 생각나네요. 이인제 의원님의 10번째 당적변경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태풍이 많았습니다.

이것이 제가 책에서 찾은 우리나라의 역대 태풍정보였습니다.

이제 다시 저의 기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글래디스 이후 태풍의 힘에 대해서 눈을 뜬 저는 항상 뉴스를 보면서 여름철에는 스포츠 뉴스보다 기상뉴스를 더 기다렸습니다. 이쁜 캐스터 누나들을 보기 위한 것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중 1993년 8월. 태풍 로빈호가 영남지방을 강타합니다. 당시 저는 방학이었고, 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그 태풍 속에서도 여름성경학교 대학생 누나들이 저희 집으로 찾아왔더군요. 저는 당시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그 폭풍우를 뚫고 교회에 갔습니다. 물론 1분도 안 되어서 제 옷은 다 젖었지요. 교회에서 옷을 갈아입고 목사님 사택에서 태풍이 가길 조용히 기다렸습니다. 오후 3시쯤 되어서야 비가 그치더군요. 여름성경학교 대학생 누나, 형들은 바닷가에 갔습니다. 그때 파도를 저는 기억합니다. 엄청난 파도였습니다. 정말 제 키보다 높은 파도가 내리 꽂히는 모습은 어린 저의 기억에도 선명합니다.


태풍 로빈호의 스펙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제 기억입니다.

최대 중심기압: 945~950헥토파스칼

최대 중심풍속: 40미터 전후

궤도: 부산 앞바다를 스쳐 동해로 지나감.

한반도 접근시 중심기압: 950헥토파스칼

그 태풍 이후, 저는 더욱 태풍에 신경을 썼습니다. 그러다 1994년 정말 큰 놈이 하나 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저는 태풍에 대한 관심을 잃게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됩니다.

1994년 어느날 아침이었습니다. 시골이라서 일찍 일어납니다. 부모님들이 일찍 일어나시기에. 방학 때 친척들과 놀고 있는데, 아침 뉴스를 했습니다. 그런데 태풍 소식이 메인 뉴스로 떴습니다. 태풍 '더그'호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 당시 기사거리가 참 없었던 것 같습니다. 1994년 여름엔 말이죠.

언론에서는 난리를 피웠습니다. 사라호 이후 최대의 태풍이니, 역대 최강이니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그 태풍은 올라오면서 옆에 있는 작은 태풍에게 힘을 다 빼앗기고, 올라오는 도중에도 갈팡질팡하다가 제주도 부근에서 300밀리가 넘는 폭우를 한 번 보여주고는 그대로 소멸했습니다. 언론이 일주일 동안 '최강'이라고 떠든 태풍이 저희 시골에는 비 한 방울 못 뿌리고 소멸한 것입니다. 그때부터 저는 언론의 불신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저희 시골에는 별 피해가 없었지만, 당시 제주도에는 상당한 피해가 있었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항상 태풍의 길목인 제주도는 폭우와 강풍의 피해를 입으면서 지금까지 버텨온 기상학적으로 보면'시련의 섬'입니다.


 전성기때 '더그'호. 대단하죠? 언론에서 호들갑 떨만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왔을 때는 이미 형체도 없을 정도로 약한 태풍이 되었습니다.  옆에 있는 회오리 구름이 태풍 '엘리'입니다. 더그호의 힘을 다 빼앗아 간 녀석이죠. 이 '엘리'는 북한에 피해를 주고, 백두산 부근까지 진출한 뒤, 소멸합니다.

태풍 더그호의 스펙입니다.

최대 중심기압 920헥토파스칼

최대 중심풍속: 50미터 내외

궤도: 대만과 상해부근을 스쳐서 제주도 옆에서 소멸

한반도 접근시 중심기압: 985헥토파스칼(소형 태풍으로 약화)

그렇게 언론에 속고 나서는 저는 태풍에 대한 관심이 식어 갔습니다. 그러니까 언론의 탓이라기 보다는 '태풍도 별 거 아니구나'하는 마음이 저를 태풍에게서 멀어지게 하였습니다. 사춘기라서 몸도 마음도 겁대가리가 상실할 나이였으니까요. 아, 그해(1994년)에는 10월에도 태풍이 왔었습니다. 태풍 쎄스였는데, 이미 바닷물이 차기 때문에 순식간에 세력을 잃고 우리나라를 빠져나갔습니다. (태풍은 겨울에도 몇 개씩 발생합니다. 우리나라로 오지 않아서 우리가 모를 뿐이죠.)

그러다 마지막으로 태풍에 관심을 가지게 된 태풍이 올라옵니다. 바로 1995년 7월에 온 태풍 '페이'호입니다. 저는 당시 일기장에 실시간 기록을 하면서 태풍에 대한 기억과 느낌, 대처를 남기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태풍은 일찍 온 태풍이지만(7월에 태풍이 잘 안옵니다. 대부분 8, 9월에 몰리죠.) 무서운 위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태풍의 '전성기'때 한반도에 상륙했기 때문입니다.


 강력한 놈이지만, '비'가 없었답니다.

태풍 페이호의 스펙입니다.

최대 중심기압: 940헥토파스칼

최대 중심풍속: 40~50미터

궤도: 경남 남해 부근에 상륙하여 밀양, 영천 등을 지나 동해로 진출

한반도 접근시 중심기압: 940헥토파스칼(!!!!)

이 태풍은 한반도에 접근했을 때 위력으로만 따지자면 사라호 만큼이나 강력한 태풍입니다. 그러나 이 태풍은 다행히도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왜냐구요? '비(가수 아님)'가 없었거든요.

보통 태풍이 무서운 이유는 강풍과 폭우가 동반되기 때문입니다. 태풍의 폭우는 그저 하늘에서 주룩주룩 내리는 빗방울과는 틀립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장마비는 그저 낙하에너지만 가질 뿐입니다. 그러나 태풍은 굵은 빗방울을 엄청난 바람으로 지상으로 내리 꽂습니다. 빗방울 하나하나가 작은 총알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태풍이 지나갈 때는 빗방울의 '폭격'이 일어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같은 비가 와도 장마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피해가 나는 것입니다.

이것이 태풍의 로망(?)입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페이호는 비를 거의 포함하지 않은 태풍이었습니다. 바람이 엄청나게 불었지만 비가 없기 때문에 큰 피해를 입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7월이기 때문에 아직 벼가 익지 않았습니다. 이제 모내기를 막 끝낸 상태니까요. 아직 어린 벼기 때문에 바람에 휘날려도 꺾이거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농작물이 익는 9월에 태풍이 오면 농작물이 다 쓰러지고, 떨어지기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입지만, 아직 농작물이 익지 않은 7월에는 비교적 피해를 적게 봅니다. 떨어질 농작물이 없기 때문이죠.

1995년 7월 태풍 '페이'호 이후 저는 태풍에 대한 관심을 접었습니다. 공부도 해야 하고, 한가하게 뉴스 기다리고 있을 시기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는 도중에도 몇몇의 태풍이 우리나라를 지나갑니다. 2000년부터는 태풍의 이름이 영어권 이름에서 아시아권 이름으로 바뀌게 됩니다. 우리 귀에 익숙한 '매미, 제비, 나비'같은 이름이 태풍이름으로 쓰이기 시작합니다. 특히 남한과 북한이 이름을 따로 내기 때문에 '한글권'태풍이름은 16개(한 국가당 10개씩. 맞나? 기억이...)나 됩니다. 따라서 우리 귀에 익숙한 이름의 태풍을 비교적 많이 듣게 됩니다.

2000년에 태풍 카이탁이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면서 큰 바람피해를 입혔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는 태풍피해보다는 '국지성 집중호우'라는 이름의 집중호우가 더 큰 문제가 됩니다. 강원도 철원이나 화천에는 몇일 동안 내린 비의 양이 1000밀리가 넘어가는 일도 일어나게 됩니다. 제가 기상 전문가는 아니라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무분별한 개발과 산림훼손 등으로 구름을 분산시켜주던 구릉, 야산 등의 기능이 상실된 것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이라도 골프장 개발이니 하는 난개발은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 규제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2001년부터 저는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태풍정보를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다시 태풍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죠. 그리고 2002년과 2003년에는 연이어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주는 태풍이 오게 됩니다. 바로 태풍 루사와 태풍 매미입니다.

태풍 루사는 어느나라 말인지 모르겠는데, '삼바사슴'이라는 뜻입니다. 이 태풍 루사는 2002년 8월에 우리나라를 덮쳤습니다. 우리나라를 덮칠 때, 우리나라의 남해안 수온은 평년보다 약 1도 정도 높은 상태였습니다. 보통 태풍이 생기는 적도부근의 바다는 매우 따뜻하고 수증기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태풍이 성장하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그러나 북위 30도를 지나면서 바닷물이 차가워지기 때문에 태풍의 세력이 약화되고, 더구나 편서풍의 영향으로 태풍은 떠밀리다시피 동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빠르게 북동진합니다. 그러면서 더욱 빨리 세력이 약해집니다.

그런데 당시 우리나라 남해안은 적도바다까지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태풍이 힘을 잃을 정도로 차갑지는 않았습니다. 태풍 루사는 전성기의 힘을 가지고 고스란히 우리나라에 쏟아부었습니다. 비록 중대형급 태풍이었지만 태풍의 모든 힘이 우리나라에 쏟아지자 우리나라는 엄청난 피해를 입습니다.

 따뜻한 남해안 덕분에 힘이 전혀 약해지지 않고, 우리나라를 공격하는 모습입니다.

태풍 루사의 스펙입니다.

중심 최대기압: 955헥토파스칼 내외

중심 최대풍속: 35~38미터 전후

궤도: 남해안에 상륙하여 경상남북도를 쭉 관통하여(북북동 방향) 동해로 진출.

한반도 접근시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

태풍 루사는 우리나라의 기상학사에 하나의 이정표를 장식하고 지나갑니다. 뭐냐하면 하룻 동안 내린 비의 양으로는 최대의 폭우를 퍼부었습니다. 어디에서? 강릉에서. 얼마나? 870밀리(허걱!!).

다음해에 다시 태풍 매미가 옵니다. 매미라는 이름은 북한에서 내었는지, 남한에서 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우리 귀에 정겨운 매미가 우리에게 차가운 비수를 꽂고 맙니다. 특히 이 태풍은 9월에 우리나라를 공격하여(당시 추석연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농작물을 초토화시킵니다.

 최근 수 년간 발생한 태풍 중에서 가장 강력한 태풍입니다.

태풍 매미의 스펙입니다.

중심 최대기압: 910헥토파스칼(허걱!)

중심 최대풍속: 초속 50미터 이상(허걱!)

궤도: 경상남도 남해안에 상륙하여 경남을 관통(북동진)하여 동해로 진출.

한반도 접근시 중심기압: 940~950헥토파스칼

태풍 매미도 우리나라의 기상학사에 하나의 이정표를 장식하고 지나갑니다. 뭐냐하면 순간최대풍속 기록을 세웁니다. 어디에서? 제주도에서. 얼마나? 순간최대풍속 60.0미터.

이 두 태풍은 우리나라에 기록 만큼이나 큰 영향을 미칩니다. 소방방재청이 만들어지고, 재난특별지역이 선포되면서 집중적으로 재난지역관리를 하도록 체계를 잡습니다.

당시 저는 이 2개 태풍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은 어릴 적 느꼈던 공포를 다시 되살리게 하였습니다. 뿌리채 뽑혀나간 노송들. 크롭서클처럼 논에 누운 벼, 갈라진 도로, 붕괴된 둑, 산사태 등등 수 조원의 피해가 났습니다.

그 이후 우리나라에는 큰 피해를 준 태풍은 일단 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희안하게도 작년(2006년)에는 강풍범위가 400킬로미터가 넘어가는 '대형 태풍'이 하나도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최대 기압이 낮고, 중심에는 엄청난 바람이 불더라도 태풍의 영향권은 비교적 작은 태풍들이 작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지구온난화로 강력한 초대형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만 최근 몇년 간 발생한 태풍 중에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매미가 가장 큰 태풍일 정도로 태풍의 위력은 오히려 약해지는 느낌도 듭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초대형 태풍이 올라와 사람들을 괴롭힐 수 있습니다. 태풍은 정말 무서운 놈입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는 놈입니다. 항상 태풍에 대한 관심과 주의를 놓지 마십시오. 모든 자연재해가 그렇듯이 태풍도 우리가 '잊을 만'하면 우리에게 찾아오는 놈이니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는 카프레프트주의입니다. 제 글은 마음대로 변형, 퍼가셔도 됩니다. 모든 정보는 모든 이의 것이니까요.

Posted by 임종금 J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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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더그 2009.08.06 1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풍더그가 갑자기 생각나서 검색해봤는데 재미나게 잘보았습니다..^^;;
    더그란 태풍이 왜 기억나나 했더니 언론에서 엄청 떠들어댔던모양이군요 ㅎㅎ

  2. ㅎㅎㅎ 2010.05.14 2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그러고보니 태풍 매미가 왔을때 외할머니 집에서 장독대 뚜껑 날라가고 전등 다꺼져서 양초로 버텼던 기억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3. 슈퍼태풍나오지안길 2012.08.28 04: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슈퍼태풍은 요즘덜어 기상악화(이산화탄소배출량+빙하녹음+오존파괴)로 인해..
    엘리뇨 라니냐 현상이 아주 극악에 치닫고있죠... 그렇다보니..태풍 허리케인..
    토네이도.. 등등.. 극악의 세기를 보여주고있습니다.. 기술발전이 인류의좋은영향만 줬을까요?? 부유층만을 위한거였을까요?? 2012처럼 무너질 날도 멀지 않은듯합니다
    덴빈+볼라덴이 합쳐지게 된다면 말이죠.. 지구상 역사상 가장 있을수도 없는..
    악명높은 태풍이되고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태풍이 될지도 모릅니다..
    조용히.. 지나가주길 바라면서.. 인간이 지구를 마쳤으니.. 지구의 보복이..
    어떻게 시작될지.. 벌서 부터 겁이 납니다...(몇일전 용오름5개 나오더니..무섭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