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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땅을 소유한 지주들이 단체로 들고 일어났다. 그들은 자신들의 농지를 농업진흥구역에서 해제해 달라고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서 토호 아들의 눈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지주들이 싫어하는 농업진흥구역이 뭘까?

농업진흥구역의 과거 이름은 ‘절대농지’다. 말 그대로 ‘절대적으로 농사만 지어야 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도시화가 급격히 이뤄지면서 수많은 농토가 사라졌다. 이에 농지를 보전하기 위해 정부에서 ‘우량농지’ 즉, 작황이 좋은 농지를 절대농지(농업진흥구역)으로 묶은 것이다. 이곳은 농사가 잘 되는 곳이니 우리나라를 위해 계속 농지로 남겨놔야 한다는 뜻이다. 


자, 그럼 생각해보자. 여기는 농사 밖에는 못 짓는다. 땅의 개발 가치가 있을까? 당연히 개발 가치가 없다. 이곳은 농업 외에는 개발행위가 엄격히 제한된다. 농사용 창고나 농로, 비닐하우스 등 농업시설은 (여러 신청 과정을 거치면)허락되지만 나머지 건물이나 개발행위는 할 수 없다. 심지어 빈 땅으로 남겨두더라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농업진흥구역의 땅값은 다른 곳 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싸다. 기자가 아는 지역 농업진흥구역 땅값은 평당 5만 원을 넘지 못한다. 당연히 거래도 잘 되지 않는다. 어차피 사 봐야 농사 밖에 못 짓는 땅인데, 누가 사려고 할까? 

봉하마을 지주들의 항의집회./경남도민일보



따라서 지주들은 농업진흥구역 해제를 목숨처럼 여기고 있다. 


그나마 봉하마을 농지 가격은 평당 18만 원 정도 되는데, 이는 농업진흥구역 치고는 사실 높은 편이다. 아마도 기자 생각엔 김해시 진영읍 지역은 농업진흥구역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대심리가 반영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 농업진흥구역에서 해제되면 어떤 점이 지주들에게 좋을까? 말 그대로 어지간한 개발행위는 가능해진다. 식당, 가게·상점, 공장, 물류창고, 교육시설, 의료시설까지 지을 수 있다. 물론 당장 이 시설들을 고층으로 지을 수는 없다. 4층 이하 소규모 건물만 건축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땅은 서로 연결돼 있다. 한 곳에 일이 생기면 옆 땅에도 영향을 받는다. 한 지역 토지가 농업진흥구역에서 대거 해제되면 주변 토지와 연계해 토지 용도나 토지 지역을 바꾸기도 쉽다. 이 뿐 아니라 이 땅 자체가 옥토였기 때문에 평탄하고 개발하기 쉬운 땅이고, 교통요건도 나쁘지 않다. 직접 토지이용계획서를 떼어 보지 않았지만 봉하마을 옆에 공장지역도 있으므로 개발이 극단적으로 어려운 지역에 묶여 있을 가능성은 낮다. 이에 따라 개발업자가 몰리면 지목변경과 용도변경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결국 시간이 흐르면 개발에 대한 제한은 거의 모두 풀리게 된다. 면적이 충분하다면 훗날 아파트 단지까지도 가능할 것이다. 현재 농업진흥구역 해제를 요구하는 지주들의 농토는 29만 2517평에 달한다.


따라서 당장 농업진흥구역에서 해제된 직후에는 땅 가격이 2~3배로 오르겠지만 만약 대형 개발사업이 시작되면 현 시세보다 5~10배 이상 토지가격이 오르리라 짐작된다. 게다가 이런 토지들은 지주들이 오랫동안 경작했고 소유했던 토지기 때문에 각종 비과세 혜택을 입어 토지 매매시 세금도 그렇게 많지 않다.


이렇듯 지주들에게 엄청난 이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농업진흥구역에서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귀한 농토가 사라진다는 측면에서는 아쉬운 따름이다. 


하지만 지주들이 이렇듯 격렬하게 나서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사실 농업진흥구역 해제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농림부에서 전국 지자체를 통해 해제신청을 모아서 일괄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수천 평 단위의 소규모 부지는 지자체에서 단독으로 해제 가능하다) 따라서 지주들은 이번에 해제되지 않으면 또 몇 년 동안 기다려야 하고, 게다가 토지 관련 행정의 특성상 한 번 ‘튕긴’곳은 다시 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지주들은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지주들은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든 마무리 짓고 싶은 것이다.


소송을 걸수도 있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이는 소송대상이 안 된다. 적법한 절차를 거쳤고 구역 해제는 순전히 농림부의 권한이므로 민원은 제기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쉽지 않다. 결국 지주들은 이번 기회에 해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농업진흥구역에서 해제 되고 이 지역 개발이 가능해지면 어떻게 될까? 농토는 줄어들 것이고, 계속된 개발이 이뤄지면 봉하마을의 전체 모양새도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다. 한 번 개발이 시작되면 갖가지 규제가 줄줄이 완화되면서 개발이 가속화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봤던 그 정겨운 농촌 풍경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고, 높은 건물에 대통령 묘역이 가려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를 이으려는 이들은 사력을 다해 해제를 막으려 할 것이다.


Posted by 임종금 JK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