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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4.02 토호 문제의 개인적 방향을 정리한 '토호 3칼럼'

경남도민일보 기자인 필자가 3회에 걸쳐 취재노트(기자칼럼)을 통해 토호 문제를 연속으로 정리한 것이 있습니다.


아마 경남도민일보 사상 첫 연작형 기자칼럼인 것 같습니다. 


<2014년 7월 22일 자 취재노트 "바보들아, 문제는 토호다">


내가 아직 고등학생이던 1990년대 후반, 어느 아는 시의원이 있었다. 그 시의원은 "종금아, 아재가 돈 버는 법을 갈차줄까?"라고 했다. 아재가 말한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어느 시골 빈 터에 땅을 사놔라. 아무데라도 상관없다. 그린벨트나 절대농지만 아니면 된다. 니가 갖고 있으면 니 평생에 한 번은 거기 개발을 하거나 길을 내거나 할 끼다. 그러면 땅 값이 10배로 뛰는 기라. 100배로 벌고 싶으면 니가 나중에 커서 힘이 생기면 거기 산단을 할 수 있도록 해 봐라. 산단이 되면 도로 나고, 전기 들어오고, 상하수도 들어오면 기맥힌 땅이 되는 기다. 굳이 산단이 아니더라도 산단 인근에만 땅이 있으면 땅을 용도변경하기도 쉽다"고 침을 튀겨가며 말했다. "아재요. 그래도 산단인데 뭔가 공장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교?", "아이다. 그럴 필요 없다. 창고 몇 개 지어 놓으면 된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모든 법들이 '보호나 보전'보다는 '개발'에 방점이 찍혀 있다. 예를 들면 골프장 개발의 경우, 민간사업자가 80%의 부지를 확보하면 나머지 20% 부지는 강제수용할 수 있다. 자연히 부동산 광풍이 불 수밖에 없고, 이 광풍의 흐름을 주도해 이익을 본 세력이 생겨났다. 전국구 단위에서는 재벌들이 그들이고, 지역 단위에서는 이를 '토호'라고 한다. 이들 토호는 온갖 이권과 연결돼 있으며, 가진 이권에 비례해 지역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지역을 멍들게 하고, 지역의 재정을 고갈시킨 주범을 누구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토호라고 답할 것이다. 납득이 안 되는 토목사업, 민자사업, 지역행사의 뒤에는 늘 그들이 있었다. 선거철만 되면 후보들은 토호들에게 고개 숙이기 바쁘다. 토호 하나를 잘 잡으면 수백 수천 무더기 표가 쏟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심지어 야권 후보도 토호의 영향력이 무서워 토호개혁을 입에 올리지 못한다. 토호들을 손대지 않고 지역을 개혁하는 건 불가능하다. "토호를 개혁하겠습니다"이런 슬로건을 내 평생에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얘기해 둔다. 바보들아, 문제는 토호다.


<8월 26일 자 취재노트 "문제는 토호다 2">

지난 7월 22일 자 칼럼에서 기자는 '지역을 멍들게 하고, 지역의 재정을 고갈시킨 주범'을 토호로 규정하고, 토호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몇몇 이들은 '말은 맞지만, 실제 토호를 개혁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이들의 말대로 토호들은 약점이 없는 개혁불가능한 대상인가? 그건 아닐 것이다. 일단 토호들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자. 토호들의 수익구조는 어떻게 될까? 대부분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에서 수익을 거둔다. 물론 사업체를 가지고 있는 토호도 있지만, 사업체에서 얻는 수익보다 부동산에서 얻는 수익이 훨씬 큰 경우가 많다.


부동산에서 수익을 거두더라도 단순히 땅을 한 필지, 건물 한 채를 매입해서 수익을 거두는 경우는 '일상적'인 일이고, 실제 큰 수익은 개발사업을 통해서 얻는다. 토호가 토지나 임야를 수십~수백 필지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당장 수익을 남길 수는 없다. 자기가 가진 땅을 좀 더 가치있는 땅으로 '형질변경'을 하고 이를 토대로 '지목변경'을 해서 개발이 가능한 땅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그리 쉽게 아무렇게나 될 리가 없다. 이걸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토호냐, 그저 땅 부자냐'가 갈린다.


토호는 지역사회에 영향력(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시계획사업에 개입할 수 있다. 도시계획이 바뀌면 토지에 대한 형질변경의 각종 규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여기에 자신의 땅을 포함시켜서 진행할 수 있다면 토호로서의 기본적인 역량을 갖춘 것이다.


토호로서 또 다른 역량은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거나 대비해 토지를 매입해 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십 배 이상의 이익을 남길 수 있다. 토호들이 주로 매입하는 토지는 다음과 같다. 골프장 예정지, 신도시 예정지, 택지개발 예정지구, 전철이나 KTX역세권 예상지역, 산업단지 후보지역, 경제자유구역 예상지역,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인근의 그린벨트 등이다. 이렇게 매입해 놓은 뒤 자신의 영향력을 바탕과 토호들의 '연합전선'을 펼쳐 위에서 언급한 사업을 이끌어 낸다. 다음에는 이런 토호들을 어떻게 하면 깰 수 있는지 정리해 보겠다.


<9월 18일 자 취재노트 "문제는 토호다 3">

기자는 지난 7월 22일, 8월 26일 취재노트를 통해 토호가 지역발전의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으며, 토호들은 각종 개발사업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고 했다. 그럼 토호를 어떻게 깰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기본과 상식'으로만 가면 토호는 충분히 개혁할 수 있는 대상이다.


각종 개발사업을 하면 주민설명회와 공청회를 한다. 그러나 이것이 형식적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주민 일정 비율 이상이 참석하도록 의무화하거나,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최소 2차례 이상 개최하도록 의무화하도록 해, 제대로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다음으로 사업액 1000억 원 이상 대형 사업에는 반드시 주민투표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환경영향평가와 문화재영향평가를 엄정하게 거쳐야 한다. 그리고 사업의 타당성을 따지는 조사도 요식행위로 되는 경우가 많다. 사업당사자나 지자체가 용역을 발주하지 않고,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는 중앙의 국가기관이 예산으로 타당성 용역을 해야 한다. 그래야 이해당사자의 입김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조사가 될 수 있다. 이렇듯 개발사업의 절차적 과정을 엄격하게 해 토호들의 입김 차단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토호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의지 또한 필요하다.


개발사업에서는 필히 도시계획변경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이에 대한 승인권한은 2005년부터 광역단체장에게 있다. 광역단체장이 개발사업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된다면, 토호들이 말도 안 되는 개발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지난 6월 17일, 도시계획변경제한을 대폭 완화해버렸다. 규제완화라는 이름으로 토호들의 발호를 막을 장치가 약화된 셈이다. 조직개편을 통해 관계공무원들과 토호의 연계를 끊는 방법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방의원 정당공천제도 폐지해야 한다. 물론 정당공천제 유무에 관계없이 토호들은 발호했지만, 정당공천제가 있음으로 해서 토호들과 중앙권력 사이에 더욱 긴밀한 관계가 형성됐다. 이러한 점들을 의지를 갖고 바꿔 나간다면, 토호들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Posted by 임종금 J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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