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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 2016국방백서가 있기에 한 번 들춰봤다. 


국방백서는 생각보다 작았다. A4 사이즈 보다 조금 작은 용지로 총 296쪽이다. 

백서는 2017년 1월에 나왔다.


책은 표지부터 내지까지 모두 컬러로 인쇄돼 있으며

종이 품질 또한 광택이 나고 잘 찢어지지 않는

(역으로 손가락이 베이기 쉬운) 

질 좋은 종이로 돼 있었다.


국방백서 표지, 제목인 '국방백서'는 볼록하게 도드라져 있다.



1. 공고한 김정은 정권


국방백서의 내용 가운데 몇 가지 내가 관심있는 분야를 들춰 봤다. 


먼저 북한에 대한 서술이다. 

백서에 '김정은'이라는 단어가 총 16개 쪽에 걸쳐 나올 정도로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국방백서는 김정은 정권에 대해 

'1인 지배체제 권력기반을 구축하였다'(18쪽)고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 실패하면서 

주민들의 기초생활이 악화되었고

고위급 인사 탈북, 내부 체제결속을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23쪽에는 "김정은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인민군 최고사령관,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면서 북한군을 실질적으로 지휘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나머지는 대남도발과 북한의 대남정책과

부록으로 남북한 관계일지를 정리하면서 김정은이 언급되고 있다.


국방백서에 김정은 부분을 읽어본 느낌으로는

북한에 실질적인 김정은 체제가 확립 됐다는 인상이 강하다. 

종편 보수 논객들은

당장 북한이 무너질 것처럼 얘기하지만

국방백서를 읽어본 느낌으로는 김정은이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역으로 국방백서는 종편 보수 논객과 달리

냉정하게 상대를 분석하려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2. 별 내용 없는 사드 배치


사드 배치가 작년 국방이슈 가운데 최대 이슈였다.

하지만 백서에 사드 관련 언급은 매우 적었다. 


61쪽 하단과 62쪽 상단에 걸쳐 2/3쪽 정도였으나

그래픽 이미지를 빼면 고작 4문단에 불과했다. 

A4용지 보고서로 치면 1/3쪽에 불과한 내용이다.




좀 솔직히 의외였다.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다.

위 이미지가 국방백서 내 사드배치에 대한 모든 내용이다.

물론 남북관련 대립이나 일지에서 사드에 대한 반발

이런 식으로 '사드'라는 단어는 언급되지만 내용은 이게 다였다.


3. 경악할 사진


하지만 정말 내가 놀란 것은

172쪽과 173쪽 양쪽에 걸쳐

엄청 큰 사진을 실어 놨는데

바로 아래 사진이다. 


온라인을 뒤흔들어 놓았던

발목지뢰 동상이다. (정확한 명칭은 '지뢰도발 평화의 발 조형물')




국방백서는 1년에 한 번 나온다. 

300쪽도 안 되는 책이다. 

그런 중요한 책에 2개 쪽을 걸쳐 

사진 하나로 한다면

그 사진은 굉장히 중요하거나 

잘 찍은 결정적 사진이어야 한다. 

그런데 왜 하필 온라인에서 엄청난 욕을 먹은 사진을 실었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어쨌든 엄청 큰 사진으로 보니

사람들 표정이 생생히 드러나는데

다들 굳은 얼굴이었다.


이 사진은 7장 '자랑스럽고 보람있는 군 복무 여건 조성'

도입부 사진이다.

이 사진 이후 병영문화 혁신, 장병복지 이런 내용이 나오는데

조형물 이미지가 쉽게 가시지 않는다.


4. 그래도 쓸모는 있다


국방백서 편집 자체만 가지고 말하자면

상당히 잘 된 편집이라고 여겨진다. 


재질도 좋고, 글자 크기도 적당하고 

무엇보다 그래픽 이미지가 충실했다. 

물론 그래픽 중에 오류가 있는지는 내 전공이 아니라 모르겠다. 

그리고 부록으로 나온 각종 일지는

관련 기사 쓰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특히 남북관련 기사를 쓸 때 옆에 끼고 볼 만한 책이었다.

Posted by 임종금 JKL

유대인을 좋아하지는 않고, 유대인 격언도 좋아하지 않지만 그나마 내가 하나 공감하는 게 있다. 


"누군가 도와주려면 끝까지 도와줘라"


우리나라 언론도 이런 적극성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슈만 키워놓고, 나머지는 시민단체나 정치권에 맡겨 놓고 빠져 버린다면 그게 기자로서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


내가 진주시 수곡면 사전투표 비례대표 몰표 사건을 취재할 때였다. 몰표 논란이 된 개표결과지는 심인경 씨에게서 받았지만 문제의 관건은 수곡면에서 '새누리당을 찍지 않은 사전투표한 사람'을 어떻게 찾느냐다. 방법은 딱 하나다. 모든 인맥을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조직국장에게 전화했다. 공보국장과는 말이 안 통했다. 그래서 그나마 가까운 조직국장에게 말한 것이다. 조직국장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개인적으로 친한 형님에게 얘기해서 힘을 넣도록 했다. 내가 아는 민주당계 인맥을 상당히 동원한 끝에 조직국장이 움직였다. 그리고 당원 명부를 뒤져서 수곡면민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1명이 나왔다.


수곡면은 농업지역이다. 농민이 많다. 농민회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전국농민회 사무총장이 마침 아는 사람이었다. 진주 수곡면 농민회에서 선을 넣을 수 있는 사람을 찾아달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수곡면 농민회에서 2명이 나왔다. 이 3명을 찾아냈기에 기사가 됐고, 진주시 수곡면 사전투표 재검표가 이뤄졌다.


작년 여름에 쓴 '아파트 승강기 관리업체 1원 계약'도 마찬가지다. 1원 계약으로 '물을 흐리는 업체' 때문에 일감을 빼앗긴 업체의 제보로 취재가 시작됐다. 나는 기사를 쓰기 전 한번 만난 이후 결코 그 업체 사장과 만나지 않았고 지금 연락도 끊었지만 (딱 보아하니 접대할 사람이었다) 그 사장과 아예 무관한 기사라고 할 수는 없다. 내 기사로 누군가 불이익을 본다면 누군가는 이익을 볼 것이다. 어차피 승강기 업계가 뻔한 바닥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기사를 썼다. 승강기 1대 2년 관리금액이 1원이라고 한다면, 틀림없이 날림 관리는 물론이고 어딘가 다른 형태로 뒷돈이 오간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기사는 국민안전처 장관까지 올라가 일제 점검이 이뤄졌다고 한다.


이렇게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이미 깊숙이 사건에 개입할 일이 많다. 특히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더더욱 깊이 연계될 수밖에 없다. 


2.


박근혜 대통령이 3차례 대국민담화(라고 쓰고 대국민통보라 읽는다)를 하고 얼마 전에는 청와대 기자단을 갑자기 불러 홀로 중얼중얼 온갖 소리를 쏟아내고 가버렸다. 말이 간담회지 사실 기자들이 한 텍스트의 비율은 0.5%나 될까 싶다. 수십 명의 기자들이 있었지만 질문은 몇 개에 불과하다.


기계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한국언론의 문제가 JTBC기자의 정유라 신고처럼 '적극성(오바)' 때문에 문제일까? 아니면 소극성 때문에 문제일까? 나는 소극성 때문이라고 80% 이상은 생각한다.


내가 출입처가 있는 취재기자는 아니지만 들리는 말을 종합해 보면 출입처에서 보도자료 내면 질문하는 기자는 드물다고 한다. 경남으로 치면 한겨레나 경남도민일보처럼 깐깐한 언론 외에는 거의 질문이 없다고 한다. 많은 기자들이 출입처 논리(분위기)에 묻어 간다고 한다. 질문이 없는 기자들, 현장에 없는 기자들, 현장을 파고들지 않으려 하는 기자들. 그러니 기사들이 고만고만 비슷비슷하다. 일반인도 기사 몇 개 보면 기자인 나랑 수준이 비슷하다. 당연하다 비슷한 기사 비슷한 정보니 말이다. 한정된 정보지만 거기서라도 새로운 시각이나 관점을 찾으려는 시도는 잘 안 보인다. 물론 나 또한 마찬가지다.


나는 기자들이 소심해졌다고 본다. 편안한 출입처 시스템이 깔려 있고, 정권 차원에서 언론을 장악하고, 대드는 기자는 짤리거나 소송 당하고, 괜히 오바했다가 광고 짤리거나 사업 짤리면 누가 '적극성'을 가지고 오바하고 싶을까. 그냥 고만고만하게 쓰다가 기자칼럼 같은데서나 한 풀이 비슷하게 몇 마디 하는 게 많다. 이렇게 기자도 소심한 회사원, 공무원 마인드로 가는 경우가 많다는 느낌이 든다.(경제도 어려운데 기자 때려 치우면 어디 가서 일하겠나?)


3.


나는  JTBC의 신고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글을 봤다. 내 입장은 이렇다. 


"이해는 하지만 동의하지는 않는다"


최순실의 딸로 알려진 정유라 씨.



박상현 이사님은 '선'을 강조했다. 나는 그 선이라는 개념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어차피 새로운 시대다. 과거에 어떤 '선', '틀'이 무너져가는 시대다. 그래서 선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에 일단 나는 거부감을 갖는다. 애초에 취재란 굉장히 역동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 영역이다. 선을 긋기 쉽지 않다. 솔직히 내 생각엔 취재 영역에 선을 긋고 싶어하는 것이 바로 언론을 길들이려는 자들일 가능성이 크다. 선은 그으면 그을 수록 언론은 소심해지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만약 JTBC기자가 직접 신고하지 않고 슬쩍 교민이나 유학생에게 흘려서 신고하도록 유도했다면 선을 지켰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그것이 더 심각한 팩트 침해라고 본다. 자기가 다 설계해 놓고는 자기는 우연히 알게 된 것처럼 쇼를 하는 것이다. 


사실 그런 식의 기사는 많았다. 어떤 기사가 나자마자 득달같이 고발이 이뤄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건 기자가 차마 직접 고발할 수 없기 때문에 이해관계 반대편에게 슬쩍 흘려서 손발을 맞춘 게 대부분이다. 내가 과거 미디어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방통위에 '이런 저런 사례가 있다'고 하는 순간 사실상 기자가 방통위 과장에게 민원을 넣은 셈이나 다름 없다. 이처럼 그 선은 많이 허물어져왔고, 애초에 그 선이 옳은 것이라고 분명히 답하기 어렵다. 죽어가는 사람을 앞에 두고 기사만 쓰고 앉아 있을 순 없질 않나. 미국의 사례를 들었는데, 사실 미국의 저널리즘과 한국 언론 현실과 단차원적으로 비교하는 글 자체를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언론의 모습도 그 사회와 역사의 모습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이런 게 있더라' 정도는 얘기 가능해도 '이래서 이래야 한다'고 규정하려면 훨씬 더 많은 연구와 근거가 필요하다고 본다.


기자는 외계인이 아니다. UFO타고 다니며 슬쩍슬쩍 사진 찍으며 인류나 지구체제를 분석하는 존재들이 아니다. 기자는 사람 사이에서 나오며,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발을 디디고 사람의 언어로 기사를 공개한다. 보도자료를 베껴쓰지 않는 이상 기자가 직접 취재에 나서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순간 이미 개입한 것이다. 이미 판도라의 문은 열려져 있었다. 

Posted by 임종금 JKL

울릉도 주민들은 예나 지금이나 어업으로 삶을 살아야 한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대도 마찬가지였다.


예나 지금이나 울릉도 특산물은 바로 오징어다. 1950년 당시 울릉도 주민들은 잡은 오징어를 홍콩자유시장(당시 홍콩은 영국령)에 판매했다.


홍콩자유시장에 도착한 울릉도 오징어는 곧 중국 내륙으로 팔려 나갔다. 문제는 당시 한국전쟁 중이라는 점이었다.


1950년 10월 말, 평양이 연합군에게 점령당하자 중국은 한반도를 잃지 않기 위해 우리가 흔히 중공군이라 부르는 중국군을 파병한다.


당시 중국군은 빨치산식 게릴라 전법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었다. 게릴라 전법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정규 보급 따위가 없었다. 현지에서 보급하거나 아니면 중국에서 넘어올 때 가지고 있던 식량으로 버텨야 한다.


중국에서 넘어올 때 가지고 있던 식량, 게릴라들이 먹는 식량이다. 휴대하기 좋고, 잘 변하지 않아야 하고 먹기 편해야 하고, 일정 정도 영양가도 있어야 한다. 중국군은 가방에 말린 육포와 오징어를 한 가득 싣고 압록강을 넘어왔다.


연합군은 중국군이 가져온 오징어의 출처를 캤다. 바로 울릉도산 오징어였다. 

건조 중인 울릉도 오징어./울릉군청



울릉도산 오징어는 곧바로 수출금지령이 내려졌다. 울릉도 주민들의 주 수입원이 일거에 사라졌다.


난감해진 울릉도 주민들, 하지만 그들에게도 버틸 구석이 있었다. 바로 울릉도의 딸린 섬 독도. 독도와 주변 바다에는 해산물이 풍부하게 난다. ‘독도에 가서 해산물을 캐서 팔자’ 울릉도 주민들은 그렇게 독도로 향했다.


그런데 독도에는 일본인들이 있었다. 이미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이 ‘평화선(이승만 라인)’이라는 이름으로 독도가 한국령이라고 만방에 공포했지만 그건 서류상 공지에 불과했다. 일본인들은 자기 땅 처럼 독도를 드나들었다. 분개한 울릉도 주민들은 경상북도 경찰청의 지원을 받아 총기로 무장하고 독도로 향했다. 지금 생각하면 경찰이 민간인들에게 총기를 빌려준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렵지만, 당시는 전쟁 상태였다. 경찰 또한 군대 못지 않은 총기와 화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경찰이 준 소총, 가늠자 없는 박격포 등을 가지고 울릉도 주민들은 독도를 침탈한 일본인을 쫓아냈다. 놀란 일본은 순시선과 전투기 등을 동원해 울릉도 주민들을 쫓아내려 하였으나 쉽지 않았다. 일본은 당시 샌프란시스코 화의 직후로 패전국의 멍에를 짊어진 상태였다. 대놓고 군사작전을 하기에는 눈치가 보였다. 일본은 외교적으로 "한국이 군대를 독도에 파견해 무력으로 점거했다"고 항의를 했지만 그리 귀담아 듣는 사람은 없었다. 


이렇게 1954년부터 독도는 완전히 우리 땅으로 기능하게 됐다. 1956년에는 울릉도 주민을 대신해서 경상북도 경찰청에서 경찰을 파견해 경비를 서고 있다. 법적으로 문제 없는 실효지배한 일상적인 우리 영토기 때문에 군대가 아니라 경찰이, 주둔이 아니라 경비를 서고 있는 것이다. 


결국 독도 이야기에서도 보듯이 역사를 추동하는 것은 국가권력이 아니라 민중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해 준다. 

Posted by 임종금 JKL


박근혜가 망했다. 

대통령 지위나 하야 여부를 다 떠나서 그냥 망했다. 


박근혜가 망하면서 60대 이상 어른의 마음은 무너졌다.


그분들에게 박근혜, 그리고 박정희라는 명사는 자신들이 쌓아올린 성과를 보상해 주는 이름이었다. 


비록 박정희, 박근혜는 구중궁궐에서 호사스럽게 살았지만, 또 그렇게 허술하게 쌓아올린 것은 IMF외환위기 때 많이 허물어졌지만.


어쨌든 그분들에게는 자신의 삶을 보상해주는 이름이었다.


박정희가 있었기에, 그 밑에서 자신들이 허허벌판에서 이 나라를 일궜다고 생각한다. 박정희는 결코 무너져서는 안 되는 성역인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박정희를 부정하면 자신의 삶 자체가 부정당하는 기분이다. 


박정희 생가 입구./경남도민일보DB



따라서 그들은 박근혜를 찍어줬다. 


하지만 나는 지난 대선 때 그분들이 겉으로는 표를 안 냈지만 속으로는 그들도 살짝 불안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여자다, 살림 한 번 안 해봤다'는 불안감이 살짝 따랐지만 그래도 박정희의 딸이기에 주저없이 표를 주었다. 


또한 자기를 꼴통이라 취급하는 젊은놈들에게 어른의 힘을 보여주고 싶은 무언가도 있었다. 그렇게 그분들은 하나로 뭉쳐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박근혜가 망한 지금 엄청난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 물론 젊은놈들 앞에서는 표를 안 내겠지만 조금만 길게 대화를 하다보면 그 상처가 적지 않다는 것을 단박에 알 것이다. 게다가 마음도 많이 지쳐 있을 것이다. 손에 일이 안 잡혔을 것이다. 자신들의 시대가 무너졌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나는 이 시점에 이분들을 진보니 개혁이니 하는 세력으로 만들 수는 없겠지만(나이 들면 보수화 되는 걸 막을 수는 없다) 다만 최소한 젊은 사람의 말을 어느 정도 듣게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다가오는 선거에 대비할 수는 있지 않을까?


1. 박근혜를 찍었던 마음을 이해하자. "박정희 딸인데 그래도 보고 배운게 있어서 찍어주셨을 낀데"

2. 박근혜의 잘못을 인정하도록 하자. "저희가 걱정했던 것처럼 박근혜가 순진해서 이 꼴이 난 것 같아요." -> 이 얘길 하면 "하긴 그래. 지가 세상을 뭘 알겠노. 살림을 살아봤나" 요 말을 하거나 따라나오기 쉽다.

3. 고생한 것을 인정하자. "그래도 어르신이 그 고생을 했으니 젊은 사람들이 이만큼 사는 게 아니겠습니까?" ->이 말을 하면 온갖 옛날 얘기 나올 것이다. 침착하게 다 들어주자. 

4. 마지막은 젊은 사람이 살 나라라는 것을 강조하자. "이젠 어차피 앞으로는 젊은 사람들이 살아야 하는 나라 아니겠습니까? 이번만은 젊은 사람이 밀어주는 사람으로 좀 찍어주이소."


이 4단 콤보로 어르신의 마음을 조금은 돌릴 수 있지 않을까?


Posted by 임종금 JKL

제가 아직 고등학생이던 1990년대 후반, 우리 아버지와 친한 시의원이 있었습니다. 그 시의원은 "종금아, 아재가 돈 버는 법을 갈차줄까?"라고 했습니다. 그 시의원이 가르쳐 준 돈 버는 방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어느 시골 빈 터에 땅을 사놔라. 아무데라도 상관없다. 그린벨트나 절대농지만 아니면 된다. 니가 갖고 있으면 니 평생에 한 번은 거기 개발을 하거나 길을 내거나 할 끼다. 그러면 땅 값이 10배로 뛰는 기라. 100배로 벌고 싶으면 니가 나중에 커서 힘이 생기면 거기 산단을 할 수 있도록 해 봐라. 산단이 되면 도로 나고, 전기 들어오고, 상하수도 들어오면 기맥힌 땅이 되는 기다. 굳이 산단이 아니더라도 산단 인근에만 땅이 있으면 땅을 용도변경하기도 쉽다"고 침을 튀겨가며 말했습니다. 저는 "아재요. 그래도 산단인데 뭔가 공장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교?”라고 묻자 "아이다. 그럴 필요 없다. 창고 몇 개 지어 놓으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대다수의 서민-노동자-영세사업자들이 미친 듯이 일해도 벌 수 없는 돈을 누군가는 ‘한 방’으로 손쉽게 벌 수 있다는 것을 저는 그 때 완전히 이해했습니다. 왜 지역 유지인 우리 아버지가 코오롱개발(이상득 전 의원이 사장이었습니다)에서 ‘민원’실장으로 있고, 왜 땅 가지고 정부랑 소송하는 지 그제야 온전히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코오롱개발과 영포라인 큰 손들은 큰 판을 벌이고 싶었습니다. 1990년대 초반 목장부지였던 어느 땅을 골프장으로 만들고 종합리조트사업으로 발전시키면 엄청난 이익이 된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 지역 실정엔 밝지 않았습니다. 또한 과연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지, 주민 반발은 없을 지, 토지수용은 가능한 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체크할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찾은 사람이 바로 우리 아버지입니다. 이사급 대우를 해 주면서 각종 개발편의를 봐주고, 주민들의 민원을 처리해주는 사람입니다.


코오롱개발은 계획을 착착 진행시켰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지역문제는 아버지가 정리해주면서 그 결과 1990년대 후반 우리가 아는 마우나오션리조트가 건설됐습니다.(2014년에 2월 신입생 환영회 하다 붕괴사고가 일어난 그곳 맞습니다). 2007년 12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되자마자 그곳에서 핵심 참모들을 모아놓고 축하연을 연 그곳입니다. 


마우나오션리조트 자체로도 큰 돈을 벌었지만 울산과 경주를 잇는 도로가 생기면서 주변 땅값은 10배 이상 치솟았고, 과거엔 ‘짐승들이 나오던’ 깊은 산에 지금은 펜션과 레저단지가 들어서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큰 이익을 봤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분명한 건 ‘지역 실무자’인 우리 아버지 또한 이익을 어느 정도 챙겼을 것이고, 부끄럽지만 제가 누리고 있는 삶도 그 단물을 조금은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부동산과 개발사업이 연계하면 뭔가 큰 이익이 생긴다. 그건 지금도 여전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이익의 한복판에서 모든 것을 주무르는 세력이 있습니다. 


함양군 수동면 원평 농공단지 전경. 군에서 혈세를 들여 만든 부지 4만 2000평을 어느 업체가 4억 9000만 원에 분양 받았다./경남도민일보DB



바로 토호라고 불리는 지역의 기득권 이익집단입니다. 그들은 직접 개발회사를 갖고 있거나 혹은 대형 개발회사에 접촉해 큰 판을 벌이고 이익을 차지합니다.


토호들은 무기가 많습니다. 그들은 관변단체를 뿐 아니라 지역의 어지간한 사회단체는 모조리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인맥과 영향력을 발휘해 민원을 해결해주거나 누군가를 취직시켜 주는 일도 많이 해 줍니다. 따라서 지역주민들은 토호의 영향력 아래 묶여 있으며 토호들은 이를 볼모로 삼아 선거철에도 막강한 힘을 행사하거나 혹은 직접 출마하기도 합니다. 


이들의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요지나 개발예정지에 어떤게든 판을 벌려 수십 배의 이익을 차지하고자 합니다. 보통 선거철에 토호들은 시장·군수 출마 예정자와 거래를 하고, 당선이 되면 약속대로 토호들이 소유한 토지에 개발사업을 진행하거나 하다 못해 지역지구변경·지목변경·용도변경이라도 추진해 개발이 가능하도록 편의를 봐줍니다. 


물론 겉으로는 그럴 듯한 조감도를 그리고 경제유발효과 얼마가 예상된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다니 뭐니 하는 명분을 겁니다. 다 개소립니다. 토호들의 이익 외에는 경제유발효과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 뜬금없이 이뤄지는 개발사업, 택지개발, 산업단지, 상업지구, 지역대형축제 모두 토호의 손에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뒷 일이야 상관 없이 일단 판만 벌이면 수십 배의 이익은 따 놓은 당상입니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공구리 삽질 공화국이 됐습니다. 


반면 토호들이 이익을 챙길 때 힘 없는 누군가는 개발사업으로 쫓겨났으며, 환경과 유산은 파괴됐고, 지역정치는 갈수록 썩어들어갔으며, 주민들은 갈등하고, 공동체는 붕괴됐으며, 복지와 교육·연구개발 등 생산적으로 쓰여야 할 혈세가 헛된 곳에 낭비됐고, 지자체는 빚더미에 오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충실한 사람들입니다만, 한사코 지역을 위해서 일을 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도로를 내주거나 몇몇 사람을 대기업이나 공직에 진출시켜 주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가진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지 진정으로 지역을 위한 것이 아니며, 그들이 가져가는 거대한 이익에 비하면 아주 사소한 것입니다. 


창원 상남동 상업지구 옛 모습. 기자 아는 지인 가운데 여기에 투자해 1000억 원을 벌었다는 사람도 있다./경남도민일보DB


사람들은 묻습니다. 대한민국을 누가 망쳤냐. 누구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중앙 정치판이라고 합니다. 누구는 재벌이라고 합니다. 누구는 검찰이나 사법부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누구는 공무원이나 언론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나름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왜 그 명단에 토호가 빠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통령과 거대정당, 국회의원의 선거비나 유지비용이 어디서 나올까요? 일부는 대기업에서 나오지만 상당수는 토호에게서 나옵니다. 전당대회 때 그 많은 사람들 누가 다 데리고 올까요? 일부 자발적인 정치팬도 있겠지만 대부분 토호들이 동원합니다. 토호는 수 백 표씩 뭉텅이 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어느 정치인도 토호를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재벌은 필수적으로 개발회사를 하나 쯤은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각종 대형 토목사업을 합니다. 그것이 재벌에게는 짭짤한 수입이 됩니다. 이때 지역실정에 밝은 토호들이 손발을 맞춰주지 않으면 재벌들은 개발사업이나 토목사업을 벌이지 못합니다. 우리 아버지가 억한 심정 품고 코오롱개발에 뒤통수를 때렸다면 마우나오션리조트는 만들어지지 않았거나 아니면 지금 보다 훨씬 적은 규모로 아주 늦게 역사에 등장했을 겁니다.


지역에 향판이라고 있습니다. 그 지역 출신 판사입니다. 향판들 역시 토호랑 친합니다. 토호가 잡혀 오면 여러 특혜를 봐줍니다. 일전에 ‘황제노역’이 일었던 광주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 노역 일당이 5억 원인데 광주토호세력들이 향판에게 부탁해 그런 식으로 판결을 내리도록 했다는게 지배적인 분석입니다. 사법부도 토호의 손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토호 하나 잡혀가면 탄원서가 수천 장이 쌓입니다. 설령 향판이 아니더라도 기가 질리게 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과 토호, 특히 토목직 공무원과 토호세력의 결탁은 따로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또 토호는 지역언론도 소유하고 있습니다. 언론을 통해 왜곡된 여론과 기사를 만들고 그를 기반으로 삽질 사업의 정당성을 획득합니다. 사실 언론을 통해 지역을 관리하면 훨씬 자연스럽게 지역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덮어 놓고 돈을 처멕이는 것보다는 언론에 좀 실어주고 띄워준 다음 이용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운 일이죠. 어디 삽질 사업 벌이고 싶어도 지역의 여론이라고 해놓고 시장에게 건의하는 것이, 어디 은밀한 곳에서 쑥덕대면서 돈 처멕이는 것 보다는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물론 결국 시장에게 멕이는 것은 같습니다)


저는 장담합니다. 토호 또한 대한민국을 말아먹은 원흉에 속합니다. 그들은 지역에 흩어져있고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입니다. 토호가 있기에 대한민국의 ‘불의한 악의 수레바퀴’는 더 원할하게 굴러가는 겁니다. 토호가 사라지면 정치권, 재벌, 부패 공무원, 사법부, 부패언론 등이 당장 몰락하지는 않겠지만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겁니다.


저는 세상을 바꾸고 싶습니다. 세상의 모든 재원은 한정돼 있습니다. 그것을 극소수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합리적으로 공평하게 돌아가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저는 재벌이나 사법부나 국가권력과 직접 싸울 능력은 없습니다. 다만 저는 토호를 개혁하고 싶습니다. 토호의 힘과 기득권을 약화시키고 싶습니다. 그들의 약한 고리, 그들의 심리를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버지는 44살에 낳은 저를 끔찍하게 귀여워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 옆에는 늘 제가 있었습니다. 포항이나 대구에서 유지들끼리 만날 때도 옆에 자주 있었습니다. 아버지에게 누구는 어떻게 해서 돈을 벌었고, 누구는 저렇게 해서 나쁜놈이다라고 들었습니다. 토호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은 다름 아닌 아버지에게서 처음 들었습니다. 


토호들의 약점을 잡고 힘을 약화시켜 나간다면 최소한 지역에서 황당한 곳에 혈세를 퍼붓는 미련한 짓은 상당 수 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아껴진 돈들은 주민복리나 교육·연구 등 생산적인 곳으로 쓰일 것입니다. 밑에서 기반이 되는 토호세력들이 약해지면 부패한 정치권 또한 그들에게 기대지 않고 주민들에게 직접 접촉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더욱 주민들을 위해 애쓰는 시늉이라도 할 것입니다. 


토호를 개혁하려면 토호에 대한 자료가 필요합니다. 누가 어디서 무슨 개발을 했고 얼마나 이익을 얻었고 뒤에는 누가 있었다. 그런 정보가 필요합니다. 이런 것들을 모아나가면 토호들의 지역에서 전횡을 휘두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고쳐야 하고 무엇이 약한 고리인지 파악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정보가 아니더라도 저에게 개발사업 이름과 그뒤에 어떤 토호가 있는지, 어떤 땅이 영향을 받는지 ‘지번’ 정도만 알려주셔도 됩니다. 지번만 알면 해당 토지의 주인이 누구고 어떻게 변했는지, 토지의 지목과 지역·구역·용도·가치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것만 알아도 제가 충분히 퍼즐을 풀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제가 사는 경남부터 토호들을 분석하고 개혁하고 싶습니다. 황당한 개발사업 소문이 들리면 알려 주십시오. 갑자기 땅에 대한 규제가 확 풀리거나 개발열풍이 일 것 같다면 알려 주십시오. 혹은 과거에 있었던 일을 알려 주십시오. 


엄청나게 많은 자료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지번만 있으면 됩니다. 


2년 안에 토호에 대한 분석을 마무리짓겠습니다. 2년 동안 여러분이 주신 자료를 토대로 토호들의 약한고리를 다 찾아내고 토호개혁을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겠습니다. 그리고 토호개혁에 동의하는 사람을 모아 토호개혁 방안을 제도화 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보가 필요합니다. 또한 함께 토호문제를 연구할 분도 있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제 메일 주소는 lim1498@gmail.com 입니다. 연락처는 016-864-8684입니다.


분명 토호를 개혁하면 세상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임종금 기자 드림. 

Posted by 임종금 JKL

프로그램명 : MBC경남 라디오 '좋은 아침'

진행 : 김진철 아나운서

방송시간 : 8월 24일(수) 오전 8시 39분-48분까지

전화연결 : 8월 24일(수) 오전 8시 37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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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저 시간이 조금 지나기는 했지만 올 3월에 출판한 ‘대한민국 악인열전’에 대한 이야기부터 했으면 합니다. 악인열전이라는 책 제목이 눈길을 끌기도 하는데요, 어떻게 책을 출판하게 되셨나요?


답: 제 고향이 경주입니다. 경주에서 경주시 내남면 주민 200명을 학살한 이협우라는 사람을 알게 됐습니다.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도 3선 국회의원까지 지낸 사람입니다. 이 사람에 대한 기사를 쓰니까 난리가 났습니다. 이걸 보고 제가 느낀 게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혼란한 틈을 타서 온갖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이 너무 안 알려져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른 사람을 선별해서 기사를 쓰고 그걸 보완해서 책으로 펴내게 됐습니다.


2. 시간이 오래 지나다 보니 관련 자료를 찾기가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작업을 할 때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요?


답: 자료가 아예 없지는 않았습니다만 모두 단편적인 자료가 많다 보니 내용이 서로 안 맞는 것도 있고, 자료를 다시 뒷받침할 2차 자료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신문에 누가 누구를 죽였다고 기사는 나와 있지만 증언해 줄 사람도 없는 경우도 있었고. 그래서 책에는 확실하게 입증 가능한 것들을 중심으로 서술했습니다.




3.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까지 항일독립운동을 펼친 근거가 남아있지만 독립유공 훈장을 받지 못한 경남의 인물이 222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역사 속에 묻혀 있었나 싶어 놀랍기도 한데요, 이 가운데 도민들에게 꼭 알려줬으면 하는 분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답: 제가 알기로 말씀하신 222명은 항일의병들 숫자만 확인한 겁니다. 1920년대 이후는 거의 반영돼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누락된 분들이 훨씬 많을 겁니다. 제가 최근에 알게 된 분으로 진해 출신 김주석 선생이 계십니다. 1943년 불과 16살에 경성전기학교 학생들과 진해지역 친구들과 학우동인회라는 항일결사조직을 꾸렸습니다. 대담하게도 조선총독 암살을 모의했습니다. 그러다 이 조직이 들통나 친일 헌병들에게 모진 고문을 받고 형무소에 수감되셨는데 당시 불과 17살입니다. 고문 받던 장면과 형무소 수형생활을 생생하게 친필 수기로 남겨놓으셨습니다. 해방 이후 미술교사로 평생 교직에 계셨습니다만 독립운동에 나선 사실은 철저히 함구하셨다가 후손들이 뒤늦게 친필 수기를 발견하면서 이런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4. 그런데 이렇게 많은 항일 독립 운동가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답: 2가지가 있습니다. 일단 자료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리 정황상 분명하다고 해도 정부에 서훈을 받으려면 ‘공식적인’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김주석 선생 가족들도 부산지방법원 당시 재판기록을 확보하지 못해 서훈 신청을 못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독립운동을 했지만 좌익이나 좌익동조자로 몰려 학살당하거나 혹은 학살당할까봐 독립운동 사실을 함구한 것도 많습니다. 여운형 선생 같은 경우도 좌익과 연루됐다는 이유로 건국훈장을 못 받다가 2008년 2월 노무현 대통령 퇴임 직전에 훈장이 추서됩니다. 반면 김원봉 선생은 아예 아무런 훈장도 못 받았습니다. 


5. 지난 해 영화 ‘암살’이 흥행몰이를 하면서 밀양 출신 항일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 선생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김원봉 선생의 서훈 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는데요,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답: 실질적인 진전은 없습니다. 밀양시의회에서 언론에는 추서를 추진한다고 했지만 어떤 조치도 안 취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나마 실질적으로 추서 운동을 하고 있는 밀양독립운동사연구소에 문의해봤더니 추서 운동은 실제 훈장 추서를 받기 위한 노력도 있지만 이런 운동으로 김원봉 선생의 독립운동이나 밀양 사람들의 독립운동을 알려나가는 계기로 하는 측면이 더 크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걸로 미뤄볼 때 앞으로도 추서는 쉽지 않을 듯합니다.


6. 얼마전 박근혜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광복절을 건국절로 표현해 논란을 됐습니다. 이른바 ‘건국절 논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답: 우리나라 제헌헌법에는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이라 분명히 명시했고,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에서도 당시 모두 정부수립이라고 했지 건국이라 하지 않았습니다. 행사 이름도 정부수립기념식이라 했습니다. 역사적으로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이라는 것은 틀린 말입니다. 하지만 건국절을 강조하면 역사가 분리되는 겁니다. 조선시대와 고려시대가 분리되듯이 일제시대와 정부수립 이후 역사가 완전히 분리되는 겁니다. 건국절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보통 뉴라이트나 극우성향의 분들이 많은데 일제시대 친일 문제 이런 것을 굉장히 부담스러워 하시는 분들입니다. 건국을 1948년으로 못 박아 버리면 1948년 이전의 일들은 아예 떼어 놓고 별도의 역사니까 대한민국과 관련 없는 것처럼 따로 서술할 수 있게 됩니다. 정부수립 이전의 친일 문제 이런 것을 저 멀리 던져 놓을 수 있는 겁니다. 또한 건국절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국가를·대한민국을 부정한다’ 이런 식으로 이념적으로 씌우려는 정파적 의도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Posted by 임종금 JKL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땅을 소유한 지주들이 단체로 들고 일어났다. 그들은 자신들의 농지를 농업진흥구역에서 해제해 달라고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서 토호 아들의 눈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지주들이 싫어하는 농업진흥구역이 뭘까?

농업진흥구역의 과거 이름은 ‘절대농지’다. 말 그대로 ‘절대적으로 농사만 지어야 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도시화가 급격히 이뤄지면서 수많은 농토가 사라졌다. 이에 농지를 보전하기 위해 정부에서 ‘우량농지’ 즉, 작황이 좋은 농지를 절대농지(농업진흥구역)으로 묶은 것이다. 이곳은 농사가 잘 되는 곳이니 우리나라를 위해 계속 농지로 남겨놔야 한다는 뜻이다. 


자, 그럼 생각해보자. 여기는 농사 밖에는 못 짓는다. 땅의 개발 가치가 있을까? 당연히 개발 가치가 없다. 이곳은 농업 외에는 개발행위가 엄격히 제한된다. 농사용 창고나 농로, 비닐하우스 등 농업시설은 (여러 신청 과정을 거치면)허락되지만 나머지 건물이나 개발행위는 할 수 없다. 심지어 빈 땅으로 남겨두더라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농업진흥구역의 땅값은 다른 곳 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싸다. 기자가 아는 지역 농업진흥구역 땅값은 평당 5만 원을 넘지 못한다. 당연히 거래도 잘 되지 않는다. 어차피 사 봐야 농사 밖에 못 짓는 땅인데, 누가 사려고 할까? 

봉하마을 지주들의 항의집회./경남도민일보



따라서 지주들은 농업진흥구역 해제를 목숨처럼 여기고 있다. 


그나마 봉하마을 농지 가격은 평당 18만 원 정도 되는데, 이는 농업진흥구역 치고는 사실 높은 편이다. 아마도 기자 생각엔 김해시 진영읍 지역은 농업진흥구역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대심리가 반영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 농업진흥구역에서 해제되면 어떤 점이 지주들에게 좋을까? 말 그대로 어지간한 개발행위는 가능해진다. 식당, 가게·상점, 공장, 물류창고, 교육시설, 의료시설까지 지을 수 있다. 물론 당장 이 시설들을 고층으로 지을 수는 없다. 4층 이하 소규모 건물만 건축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땅은 서로 연결돼 있다. 한 곳에 일이 생기면 옆 땅에도 영향을 받는다. 한 지역 토지가 농업진흥구역에서 대거 해제되면 주변 토지와 연계해 토지 용도나 토지 지역을 바꾸기도 쉽다. 이 뿐 아니라 이 땅 자체가 옥토였기 때문에 평탄하고 개발하기 쉬운 땅이고, 교통요건도 나쁘지 않다. 직접 토지이용계획서를 떼어 보지 않았지만 봉하마을 옆에 공장지역도 있으므로 개발이 극단적으로 어려운 지역에 묶여 있을 가능성은 낮다. 이에 따라 개발업자가 몰리면 지목변경과 용도변경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결국 시간이 흐르면 개발에 대한 제한은 거의 모두 풀리게 된다. 면적이 충분하다면 훗날 아파트 단지까지도 가능할 것이다. 현재 농업진흥구역 해제를 요구하는 지주들의 농토는 29만 2517평에 달한다.


따라서 당장 농업진흥구역에서 해제된 직후에는 땅 가격이 2~3배로 오르겠지만 만약 대형 개발사업이 시작되면 현 시세보다 5~10배 이상 토지가격이 오르리라 짐작된다. 게다가 이런 토지들은 지주들이 오랫동안 경작했고 소유했던 토지기 때문에 각종 비과세 혜택을 입어 토지 매매시 세금도 그렇게 많지 않다.


이렇듯 지주들에게 엄청난 이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농업진흥구역에서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귀한 농토가 사라진다는 측면에서는 아쉬운 따름이다. 


하지만 지주들이 이렇듯 격렬하게 나서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사실 농업진흥구역 해제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농림부에서 전국 지자체를 통해 해제신청을 모아서 일괄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수천 평 단위의 소규모 부지는 지자체에서 단독으로 해제 가능하다) 따라서 지주들은 이번에 해제되지 않으면 또 몇 년 동안 기다려야 하고, 게다가 토지 관련 행정의 특성상 한 번 ‘튕긴’곳은 다시 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지주들은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지주들은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든 마무리 짓고 싶은 것이다.


소송을 걸수도 있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이는 소송대상이 안 된다. 적법한 절차를 거쳤고 구역 해제는 순전히 농림부의 권한이므로 민원은 제기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쉽지 않다. 결국 지주들은 이번 기회에 해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농업진흥구역에서 해제 되고 이 지역 개발이 가능해지면 어떻게 될까? 농토는 줄어들 것이고, 계속된 개발이 이뤄지면 봉하마을의 전체 모양새도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다. 한 번 개발이 시작되면 갖가지 규제가 줄줄이 완화되면서 개발이 가속화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봤던 그 정겨운 농촌 풍경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고, 높은 건물에 대통령 묘역이 가려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를 이으려는 이들은 사력을 다해 해제를 막으려 할 것이다.


Posted by 임종금 JKL

사실 프리우스를 구매하기 전에는 차량 보닛(본네트라고 부르는) 거의 열어본 적이 없다.


그만큼 차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고 있다. 하지만 프리우스는 그런지 모르겠으나 애정이 간다.


10 킬로 넘게 달리고도 고장 하나 없고 연비는 25킬로 정도 꾸준히 뽑아주니 얼마나 기특한지 모르겠다.


아무튼 보닛을 열고 에어클리너 필터를 교체하고, 이어 조수석 선반 덮개를 빼고 에어컨 필터를 갈았다.


비용은 에어클리너 필터가 11000, 에어컨 필터가 8000원이다. 이걸 카센터나 서비스센터에 맡기면 4~5 원은 것이다


그럼 필터 교체과정을 살펴보자. 


위에 것이 에어컨 필터(우레탄), 아래는 에어클리너 필터.



보닛을 열면 에어클리너 필터가 큼지막하게 있다. 이걸 여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프리우스는 아래쪽에 있는 버튼(?)을 젖히면 된다.



버튼을 젖히고 두껑을 6시 방향으로 밀어 내리면 들어올릴 수 있다.



오래된 에어클리너 필터가 나타난다. 고생했다.



새 에어클리너 필터로 바꿔 넣었다.



에어컨 필터 교체 시 조수석 선반을 빼야 하는데 가장 먼저 압축 지지대를 빼야 한다.



선반을 빼면 여러 복잡한 회로가 나온다. 하지만 에어컨 필터도 비교적 큰 부품이기 때문에 한 눈에 뭘 빼야 할 지 알 수 있다.



에어컨 필터 커버를 젖히면 된다.



에어컨 필터에 새 필터를 넣었다. 참자동차라는 프리우스 사용자들에게는 전설 같은 프리우스 전문 업자가 있다. 여기서 8000원 주고 활성 우레탄 필터를 구매했다.


Posted by 임종금 JKL

2016년 제1호 태풍이 이제야 발생했다. 사실 우리에게 영향을 안 미치기 때문에 모르고 넘어가지만 태풍은 겨울이나 봄에도 발생한다. 7월엔 보통 4~5호 태풍 쯤 돼야 한다. 그런데 올해는 태풍 발생빈도가 굉장히 적다. 아무래도 라니냐 등으로 인해서 태풍 발생요인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내 예상엔 올해 태풍 발생 숫자는 20개를 넘기 어려울 듯 하다. 


오늘 '업계 기밀'을 하나 까발리고자 한다. 태풍 진로 예측을 어떻게 하는 것인가이다. 


물론 아주 복잡한 계산을 하지만 기본적인 것은 딱 하나다. 여름에 태풍 진로는 사실 북태평양 고기압이 그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앞으로 얼마나 '팽창' 혹은 '수축'할 것이냐를 알 수 있으면 태풍 진로도 대강 예측할 수 있다. 


자, 1호 태풍 네파탁의 진로 예상도를 살펴보자. 일단 지금 기상청은 서북쪽으로 계속 이동해 대만에 상륙하고, 이어 중국 본토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한다. 

7월 3일 낮 기상청 발표 태풍 네파탁 진로 예상도.



고기압은 다른 곳 보다 기압이 높다는 뜻이다. 공기가 많이 차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공기가 기압이 낮은 곳으로 밀려 내려가게 돼 있다. 그래서 고기압은 구름이나 장마전선이나 태풍을 밀어낸다. 고기압의 지배를 받으면 소나기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날씨가 맑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엄청 세고 덩치 큰 고기압이다. 아무리 강력한 태풍이라도 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당할 수는 없다. 따라서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에 밀려 이리 저리 이동경로를 움직이게 된다. 


기상청이 저렇게 네파탁의 진로를 저렇게 예상했다는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본 오키나와 일대까지 완전히 장악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네파탁은 조금 더 북쪽으로 가고 싶어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기운에 밀려 대만쪽으로 밀려갈 것이라는 뜻이다. 


이게 맞다면 기상청의 예상대로 태풍은 진행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북태평양 고기압이 조금 더 동쪽으로 이동하거나 혹은 다른 기단에 밀려 세력이 축소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태풍은 그 틈을 비집고 북쪽으로 이동해 상해~서해안까지 올라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태풍이 한반도를 비켜가더라도, 태풍이 가진 무더운 수증기가 장마전선과 합쳐서 큰 장맛비가 올 수 있다.(물론 7월초 태풍은 수증기를 그나마 덜 머금고 있는 '건조한 태풍'이기 때문에 그렇게 엄청난 장맛비가 오는 건 아니다) 나도 약간 그런 '감'이 든다. 대만 북부지역 보다 조금 더 위로 태풍이 올라가 장마전선과 합쳐지는 것이 내 예상이다. 7월 5~7일께 북태평양 고기압이 조금은 수축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 본다. 


물론 기상청 예보가 대체로 맞겠지만, 아마추어의 '감'이 맞을 때도 많았다. 

Posted by 임종금 JKL

며칠 전 모토그래프가 보도한 현대자동차 투싼 범퍼 레일(범퍼 빔) 논란. 미국에서는 범퍼 레일을 연장해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하지만, 내수용 차량에서는 범퍼 레일이 전면부에만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현대자동차 이미지가 안 좋은 터에 누리꾼들은 "역시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알고 역차별 한다"며 분개했습니다. 저도 사실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반면 이 기사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은 "범퍼 레일이 사이드 부분까지 연장되면 보행자가 다칠 우려가 있다. 범퍼 레일이 연장됐다고 조수석이나 운전석의 안전을 높인다는 근거는 없다. 따라서 미국에서나 이런 것이 가능하지 우리나라나 유럽 기준에서는 범퍼 레일을 측면까지 연장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꽤나 그럴 듯 해 보였습니다.


자동차 전문지 모토그래프가 보도한 사진. 상단 미국 수출용 투싼에는 범퍼 레일이 측면까지 연장돼 있으며, 하단 내수용 차량에는 전면에만 범퍼 레일이 설치돼 있다.



그래서 국토교통부에 물어봤습니다. 첨단자동차기술과에 자동차안전기준담당관이 있네요. 그 분께 여쭤보니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기자에게 이런 질문은 처음 받아보는 것 같습니다.


한 30분 후에 전화가 왔습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김대업 선임연구원입니다. 아마 이쪽으로 넘긴 듯 합니다. 


김대업 연구원이 말한 내용은 간단합니다. 


첫째 "측면까지 범퍼 레일이 연장돼 있으면 보행자 상해율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다. 전면 범퍼에는 스티로폼이나 이런 것이 충격 완충 장치로 있지만 측면에는 그런 완충재가 없다."


둘째 "범퍼 레일 연장으로 운전석 및 조수석 안전성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확실한 근거 자료가 없는 듯 합니다. 


셋째 "우리나라도 그렇고 다른 모든 나라도 그렇고 범퍼 레일 설치 기준은 따로 없다. 범퍼 레일 설계와 제작은 제조사 자율이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김대업 선임연구원도 이와 관련해 기자에게 전화를 받은 적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 논란은 이번 만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범퍼 레일 길이를 놓고 여러 차례  논란이 일었습니다. 아무래도 빨리 범퍼 레일 연장이 운전석 및 조수석, 보행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실한 자료가 있어야 할 듯 합니다. 

Posted by 임종금 JK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