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L의 토호문제연구소 :: 2014년 나만의 IT 리포터-애플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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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초 아이폰3GS를 산 이후 갈수록 애플 제품들이 늘어났다. 아이패드가 들어오고 맥 미니가 들어오고, 올초 맥북 에어까지 들여와 그야말로 애플 생태계에서 나는 모든 일상과 업무를 보게 됐다. 


2014년 올해는 내가 완전한 앱둥이가 된 한 해였다.


역시 애플이다!


맥북 에어 11인치. 현존하는 가장 가벼운 노트북 컴퓨터일 것이다. 디자인 자체에서 이미 그 멋이 드러난다. 인터뷰 할 때 상대방에게 '나 이런 기자야'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것이었다. 실제 창원대 공과대학장은 인터뷰 중에 '컴퓨터 좋은 거 쓰시네요'라고 하기도 했다.


맥북에어나 맥미니를 쓰면서 에러나 다운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데스크탑 기기간 호환도 환상적이었다. 맥 미니 타임머신으로 백업해 놓은 것을 맥북 에어에 풀어 써도 아무 문제 없었다. 맥북 에어용 설치 외장 하드를 맥 미니에 설치해도 아무 문제 없었다. 




PC사용자는 내가 하는 말이 무슨 소리인지 알기가 어려울 것이다. 집에 있는 외장하드에 윈도우7을 설치해 깔았다고 치자. 회사에서 작업을 하는데 하드가 날아가 버렸다. 작업을 해야 하는데 손에는 집에서 쓰던 윈도우7 설치된 외장 하드 밖에 없다. 그걸 USB로 연결해 부팅하고 업무가 정상적으로 될까? 억지로 시스템을 돌릴 수는 있겠지만 그 한계가 분명할 것이다.


그러나 맥은 마치 다른 기기가 한 몸인 것처럼 실행이 됐다. 같은 계열이지만 부품도 다르고 연식도 다른데 말이다. 


또 애플 제품들은 튼튼했다. 맥 미니나 맥북 에어나 어지간한 높이에서 떨어뜨린다거나 처박는다고 해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였고, 실제 내가 가진 맥북 에어도 높은 데서 떨어뜨려 한쪽 귀퉁이가 약간 찌그러졌지만 내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는 아이폰5S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아이폰5S는 크게 수 차례 떨어뜨렸지만(고의가 아님) 결국 성능엔 문제가 없었다. 다만 아이폰5S 상단 한 귀퉁이가 살짝 들리는 문제가 지속 돼 무상교환을 했다. 이 과정에서 애플의 AS도 생각보다는 괜찮다는 인상이 들었다.


이게 애플인가?


내가 애플에 대한 충성심이 '절정'에 이른 것은 올 6월 WWDC에서 iOS와 OS X의 호환과 연계가 대폭 확대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였다. 아이폰에 전화가 오면 맥으로도 전화를 받을 수 있고, 맥에서도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업무를 보던 것을 그대로 가져와 아이폰에서도 할 수 있다. 모바일과 데스크탑의 통합이 현실화 되는 것이었다. '분리' 보다는 통합을 좋아하는 나의 IT성향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요세미티 베타와 iOS8 베타를 깔아서 썼다. 너무 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예상보다 통합 효과는 잘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베타 버전이라 그렇겠지' 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정식 버전에 가도 통합 효과는 온갖 오류가 있었다. 그리고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사파리 모바일이건 데스크탑이건 사파리는 재앙이었다. 특히 아이폰에서 본문 복사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됐으며, 지금도 영상을 틀면 3~4번 중에 한 번은 영상 종료가 안 된다. 앱을 종료하고 다시 실행해야 한다. 잡스가 있었다면 아마 여럿 모가지가 날아갔을 것이다.


온갖 오류로 인한 망신을 샀지만 애플은 꿋꿋했다. 마치 '기다려봐. 다다다다음 업데이트가 될 때 쯤에는 다 정상적으로 돌아갈 거야'라고 팀 쿡이 속삭이는 듯 했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내놓으면서 시장의 흐름에 백기를 던졌다.



참고로 팀 쿡은 IT전문가 출신이 아니다. 유통 전문가로 애플에 들어온 사람이었다.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다. 


내 자유를 내놔라


내가 경악한 것은 애플의 처사였다. iOS7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애플은 이 길을 완전히 막아 버렸다. 더욱 경악한 것은 맥 미니 모든 부품을 납땜질 해 버렸다는 점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맥 미니 부품들은 이제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물론 다른 맥 기기들은 이미 납땜질을 다 당했다) 내가 쓰고 있는 맥 미니 2012년 버전은 메모리 업그레이드와 하드디스크 업그레이가 가능했고, 나는 자체적으로 부품을 사서 업그레이드 해서 쓰고 있었다. 


납땜질을 했다는 것은 이 길을 막아 버렸다는 것이다. 보드에 부품을 완전히 붙여 버림으로써 애초 살 때 높은 사양의 제품을 살 수 밖에 없게 됐다.


물론 애플도 기업이고, 이윤추구를 최상의 가치로 여길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의 폭을 갈수록 좁혀 가고 있는 애플에서 흔히 욕하던 재벌이나 독점 기업들의 모습이 떠 오른다. 애플의 주식은 계속 오르고 있고, 사람들의 자유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후회하지 말고 애초에 큰 돈을 들여 사라" 애플의 기조에 적잖이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PC를 조립하던 시절의 향수가 떠올랐다. 지금 맥북 에어나 맥 미니의 성능이 다하는 날, 나는 어쩌면 애플이 아니라 다시 PC로 돌아갈 것 같은 느낌이 슬며시 들고 있다.

Posted by 임종금 J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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